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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이야기

최종 수정일: 2019년 12월 12일


최근 인간 한계를 극복한 철인들의 이야기가 뉴스가 되었다.

첫 번째 뉴스는 ‘170kg 썰매 끌고.. 54일만에 ‘나홀로’ 남극횡단’ 이란 타이틀에 ‘인류 최초 단독 남극횡단 성공 운동선수 출신 美 탐험가 오브래디’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신문기사가 났다. ‘미국인 탐험가 콜린 오버래디(33)는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죽을 고비도 넘겨가면서, 54일 만에 남극대륙 932마일(약 1,482km)를 완주했다. 축구와 수영선수 출신인 오브래디는 텐트 등 각종 짐을 실은 170kg 무게의 썰매를 하루 12-13시간씩 끌며 이동했고 마지막 125km를 32시간 동안 잠을 자지 않고 이동해서 이런 대기록을 수립한 것이다.. 그런데 오브래디는 10년 전 태국여행에서 사고로 몸의 25%에 화상을 입었고 다시는 제대로 걷지 못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재활훈련 끝에 철인3종 경기도 출전하고, 세계 7대륙 최고봉을 등정했다.

오브래디는 1911년 인류 최초로 남극점에 도착한 노르웨이 극지 탐험가 아문센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탐험가가 되었다.

다른 뉴스 하나는 최근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건강 장수를 고대하는 전 세계인의 눈길을 확 사로잡는 기사 하나를 실었는데 바로 100세 마라토너 파우자 싱(인도계 영국인)의 믿지 못할 스토리였다. 그는 89세가 되면서 마라톤을 시작해 7차례나 완주한 기록을 갖고 있다. 이름하여 세계 최고령 마라토너. 그에게 마라톤은 건강하게 생을 연장하는 확실하고 보증된 수단이다.

우리나라에도 대단한 노익장의 마라토너가 있다. 대한육상경기연맹에 공식대회 출전자 중 강원 속초시에 사는 주수진(87)씨가 최고령자이다.

마라톤에 첫발을 디딘 10년 전부터 지금까지 주씨는 약 150차례 대회에 참가해 대부분 완주했다. 짧은 거리인 10㎞나 하프마라톤은 한 달에 한두 번 뛰고 풀코스(42.195㎞)도 1년에 한 번은 뛰는데 일일이 세어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150번은 될 거라고 한다. 기록은 요즘은 5시간 30분대이지만 10년 전 마라톤을 시작하고 처음 뛴 춘천마라톤대회에서는 4시간 50분으로 최고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아마추어가 풀코스에서 5시간 내에 드는 것도 힘든 기록인데 무려 70대가 넘어 시작한 마라톤에서 이런 기록을 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등산가들 중에서도 이런 철인들이 있다.

강송산악회, 청산수산악회, 산악랜드산악회 등의 매니아 산악회소속 등산인들이 그들이다

최근 지인이 그 중 80세가 주력인 강송산악회의 문막 운골산 산행에 따라갔다가 받은 감동과 충격을 전해 주었다.

대부분이 80대인 회원들은 다들 놀랄 정도의 빠른 걸음으로 10km 거리 봉우리 두개를 서너시간 만에 주파하는데 그 팀을 자세히 보면 중등산화 신은 사람 한 명도 없고 배낭도 하지 않거나 허리배낭 정도의 차림이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안전이 중요한 시니어는 가벼운 경등산화가 아닌 중등산화를 신어야 한다. 중등산화는 한눈에도 무겁고 투박해 보인다. 하지만 경등산화보다 발목을 잘 잡아주기 때문에 장시간 산행으로 다리가 풀려도 발목이 꺾일 위험이 적다. 밑창이 두껍고 단단하기 때문에 발바닥이 덜 아프다. 하지만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경등산화를 신은 이들은 그 만큼 등산에 자신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4~5시간동안 물 한병 안 마시고 걷고 달리는 산행을 하는데 1만봉, 2만봉이 주된 산행목표이고 이 숫자가 이 분들 사이에서의 계급이고 서열이며 훈장이기도 하다 이 분들은 오르는 산봉우리 마다 나무가지에 산이름, 높이와 자기이름이나 닉네임이 쓰여진 표지를 걸기도 하고, 그냥 이름이 씌인 리본을 매어두기도 한다

이 분들은 '청산수'라는 다른 산악회 멤버이기도 하여 매주 5~6봉우리를 오르게 되어 봉우리 달성 속도가 가속되는데 1만봉, 2만봉 이란 숫자를 계산해 보니 어마어마하다. 매주 10봉우리를 오른다 해도 연 520본이고, 10년이면 5,200종. 이렇게 20년을 해야 1만봉인데 더구나 매번 오르지 않은 곳을 올라야 기록으로 반영될 수 있으니 늘 새로운 산을 오른 다는 것이다. 전국 방방곡곡의 산을 다 가게 되고 또 순천도, 통영도 당일코스로 다닌다.

이 모임을 소개해준 지인은 대학교수로 정년퇴직 후 지난 해 12월 만 70세 생일을 맞이했다.

그가 작년 연말부터 자신이 등산했던 일을 산행기로 써서 내게 보내주는데 그 글을 읽어보면 저절로 존경의 마음이 생긴다.

작년 연말에는 설악산 등반을 했는데 연말산행을 준비하면서 당초 어려웠던 대피소 예약이 쉽게 되는 좋은 점도 있었지만 연말에 한파가 밀어닥친다는 나쁜 뉴스도 있었다. 서울도 영하 12도까지 내려가기도 했으니 설악산은 훨씬 더 추워서 선택은 가던지 안 가던지 둘 중 하나인데 가야 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게 되고 또 좋은 날도 허구 많은 데 굳이 가야 되나, 주저했다.

하지만 어렵다고, 힘들다고 생각하는 것은 마음 탓이고, 통념의 문제이고 오늘 겁나서 못 가게 되면 내일은 못 갈 이유가 더 늘어날 것 같아 겨울 등산이란 점, 춥다는 점, 그리고 동반자 없이 혼자 간다는 점을 빼고는 여느 산행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고 출발하기로 했는데 전날 저녁 10시에는 설악공원관리소에서 문자가 왔다.

‘현재 한파경보와 강풍주의보 발효 중으로 위험하오니 가급적 산행자제 바랍니다. 내일 기온 영하 17도 및 강풍으로 체감온도 영하 40도 예상됩니다

그러나 그는 출발을 했고 결과적으로는 짧은 2박일정 이긴 했지만 소득이 컸다고 했다.

출발에 앞서 정신적 육체적 위축감은 부인할 수가 없었는데 결과적으로는 겨울 설악을 혼자 갈 엄두와 한겨울에는 훨씬 더 어렵다고 하는 공룡능선을 넘을 용기를 내었고 이런 산행을 계획대로 실행할 수 있었다는 게 뿌듯했고 산행 후 만 70고개를 잘 넘어가고 있다는 안도감도 생겼다고 한다

그가 지난 8월, 9월에 걸쳐 설악산 2박, 오대산 1박 등산과 3박 4일 지리산 종주를 다녀왔다. 지리산종주라 할 때 여러 기준이 있지만 통상 노고단고개에서 천왕봉정상에 이르는 주 능선 25.5km를 걷는 산행을 말하는데 경상남도 산청군 삼장면 유평마을에서 시작하여 전라남도 구례군 화엄사에서 끝나는 전체거리 42.7km의 코스를 3박 4일간 일주 했다. 그 등산 후 키가 1cm 정도 더 커졌다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등산을 하면서 배낭을 오래 지게 되면 어깨나 등이 오그라들 것 같은 데, 실제로는 근육이 강화되어 어깨나 허리가 펴지는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14kg 정도의 배낭무게를 지탱하면서 가파른 길을 오르다 보니 장단지 허벅지 근육도 보강되었고. 걸음걸이도 자연히 빨라지고. 키가 커진 효과도 있지만 스스로 생각해도 더 당당해 진 느낌이 좋다고 했다.

70대의 나이에 그것도 홀로 3박 4일간의 지리산 종주를 마치고 나니 무엇보다 자신감(self confidence)과 자존감( self esteem)이 커진 것이 성과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더불어 김형석 교수가 “사람은 성장하는 동안은 늙지 않는다”고 했는데. 뼈가 커지는 일은 없겠지만, 오래 걸을 수 있는 다리 근육이나 마음 근육이 강화된 것 같아 좋다고 한다.

골든 시니어를 위하여 도전 할 일은 많지만 나이만을 탓하면서 하루하루 시간만을 죽이고 있지는 않은지 위에 소개한 이들을 보며 새로운 일상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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