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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의 은퇴설계

최종 수정일: 2019년 12월 12일


중학생의 은퇴설계

십여년전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은퇴설계프로그램을 운영할 때였다.

한 학기에 100여만원하는 은퇴설계 전문가 과정에 20대초반인 대학생이 입과를 했다

첫날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에 대부분의 4,50대인 수강생들은 제 2의 인생설계를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몰라 지금부터 준비를 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했다.

그 학생이 차례가 되자 자기는 여러 다른 참가자들이 인생 1막을 보내고 이제부터 새롭게 어떻게 2막 준비를 해야하는지를 몰라 이 과정에 들어 왔디고 하는데 자기는 아직 일막도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막을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일막을 준비하는 방법을 알기 위해 과정에 들어 왔다고 했다. 그 학생의 발표를 듣고나서야 나와 다른 참가자들은 왜 아직 대학생인 그 학생이 과정에 들어 왔는지를 이해하게 되었고 참 기특한 생각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 학생은 한하기 동안 정말 열심히 과정에 임하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그런데 며칠전 중학교교사로 정년퇴직이 한 이년 정도 남아있는 지인과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그때 일이 떠올랐다.

그 선생님은 이제 중학교 삼학년인 자기 반 학생들에게 인생 이막 준비의 중요성에 대해서 자주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이 지금 현직 교사이지만 퇴직 후에 가양주를 빚으며 지내는 인생후반준비를 하고 있는 것을 학생들에게 알린다고 했다. 그중에 당돌한 학생들은 지금 술을 잘 빚어서 자신이 성인이 되면 꼭 같이 한잔 하자고 한다고도 했다.

그런데 이선생님이 이제 고등학교 진학과 대학진학 때문에 정신이 없을 학생들에게 왜 먼 훗날의 이야기인 인생 이막에 대해서 이야기하는지가 궁금해졌다.

그 선생님이 근무하는 학교는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예술 학교로 음악 무용 등을 전공하는 학교이다. 그래서 그 이유를 물었더니 그 선생님은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예체능 분야에서 탁월한 학생들이고 그들이 가지고 다니는 악기들도 엄청난 금액이 나가는 고가의 악기라고 했다..

그리고 그들이 그 자리까지 오는 데는 꽤 많은 학비들이 지출되었으며 현재에도 학교등록금보다 훨씬 더 많은 개인 레슨비가 지출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 학생들이 지금 열심히 하고 있는 분야는 20세기에 두각을 나타낸 분야라는 것이 이 선생님의 주장이다. 그리고 그 분야들은 지금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했다. 우선 피아노만 놓고 볼때도 유년이나 초등학생들이 조금씩 하고는 있지만 고등학교 이상으로 가면 이제는 클레식보다는 소위 실용음악 쪽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을 갖는 다는 것이다. 클레식보다는 대중성이 있는 연예분야로 진출가능성이 높은 실용음악이 훨씬 인기도 높고 그래서 과거처럼 피아노 학원에서 바이엘부터 체르니를 거쳐 하농의 지루한 반복학습을 통해 이루어지는 전문연주자가 되기보다는 단기간에 성과가 보이는 실용음앆 쪽에 훨씬 더 관심들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지금 중학생인 이들이 지금까지 공부를 할 때는 이들의 선배들이 이들을 가르쳤다. 가르친다는 것은 경제적인 면에서 보면 자신이 배우는데 들어간 학습비를 회수하는 좋은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세계적인 연주가가 되기도 하지만 설혹 거기까지는 아니더라도 레슨을 필요로 하는 많은 수제자들이 지속적으로 존재하였기 때문에 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직업으로서도 아주 적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중학생인 이들이 성인이 되어 대학을 마치고 유학까지 갔다 온 뒤에는 아마 이것을 배우려고 하는 학생들이 줄어들어 이들을 가르켰던 선생님에 해당되는 선배들도 정년에 이르지도 못한 채 이직을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제 자신의 능력을 통해 직업적인 음악가 대열에 들어서야 하는 이들은 자신을 필요로 하는 악단이나 연주팀에 합류 할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보다는 고등 실업자의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이 이 선생님의 주장이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투자하고 노력한 것과는 별개로 미래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자신처럼 영어선생님이 양조기술을 배워 가양주를 담을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학생들에게 강조한다는 것이었다. 이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정말 일리가 있어 보였다.

앞에 설명했던 대학생의 사례나 인생이막이 필요한 중학생의 이야기는 이제 이야기의 대상이 되는 특정계층의 누군가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

최근 가장 많이 듣는 말중에 4차산업혁명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다. 증기기관이 주도한 기계화의 일차산업혁명과 전기장치 등에 의한 대량생산이 주도한 이차산업혁명 그리고 컴퓨터가 주도한 지식정보화의 3차산업혁명을 거쳐 융복합이 주도하는 2차정보혁명을 통한 4차산업혁명을 이야기한다. 4차산업혁명사회에서는 지금까지 인간이 주도하던 많은 직업군이 사라지고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수많은 새로운 직업군들이 출현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그런데 인생후반기를 이런 4차 산업혁명시대를 살아야하는 수많은 은퇴자들과 은퇴 예비자들은 이런 사회적 변화에 무방비 상태로 임하고 있다.

위의 중학생들의 사례는 사실 이미 많은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에게는 당연한 것 같은 현상이 되고 있다. 대부분의 연예인들이 한때 빤짝 인기를 얻고는 그 수명이 길지 않아 무명으로 잊혀져 버리게 되는데 현역 다음의 인생준비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은퇴를 맞게 되면 정말 그 이후의 인생이 험난해 진다 최근 사회적 문제를 유발한 성공했다고 하는 연예인들의 일탈은 이러한 인생 전체에 대한 종합적인 준비없이 단기간에 인기를 얻었던 그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같은 방식으로 단기간에 일확천금을 바라고 편법과 불법적인 행위들로 말미암은 것들이라고 생각된다. 또 가끔 TV에 얼굴이 보이는 예전의 한 세대를 풍미한다고 까지 했던 인기 스타들의 초라한 삶의 모습들은 이제부터는 그들에게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수명이 짧고 유행에 민감한 인기스타나 체력적으로 십대 혹은 이십대 삼십대를 넘기면 전성기가 지나버리는 스포츠 선수의 경우가 그랬는데 이제 부터는 이들에 비해 그 수명이나 산업의 유지기간이 길었던 일반 산업분야에서도 이들과 비슷한 경향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경영자의 입장에서만 문제라고 보기보다는 그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 역시 해당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나이를 불문하고 특정분야에 올인하기보다는 좀 더 종합적인 관점에서 제이 제삼의 분야에 대한 관심과 자기개발을 하며 인생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점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에게 좀 더 충격적으로 다가 왔던 것은 세계적인 바둑기사인 이세돌이 컴퓨터와 대결하면서 인공지능이 얼마나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준 것이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인공지능은 인간을 편하게도 해주겠지만 역설적으로 인간이 해야할 일을 빼앗아 갈 수도 있다는 이중성을 알게 해주며 우리의 정신이 번쩍들게 해준 사건이었다.

최근 인기리에 상영중인 미래이야기인 터미네이터라는 영화도 주인공과 동생이 근무하던 자동차 공장에 로봇이 등장해서 동생의 일자리를 빼앗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이렇게 생각보다 빠른 환경변화 속에서 살아 남기위해서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고 귀찮더라도 새로운 것에 대응하는 전략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지 않으면 나이가 많다고 편안하게 우리에게 주어지는 안락한 노후 생활은 없을 것이라는 것에 대해 동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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