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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향곡을 뜻하는 "Symphony"는 "소리의 조화" 혹은 "성악 또는 기악곡 연주회"를 뜻하는 그리스어 "쉼포니아"(συμφωνία), 그리고 "조화로운"을 뜻하는 "쉼포노스"(σύμφωνος)에서 나온 낱말이다. 클래식에서 관현악단 혹은 취주악단에 의해 연주되는 여러 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기악곡. 클래식 장르의 기악곡들 중에 가장 규모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많은 교향곡들은 네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보통 4개의 악장, 혹은 그 이상의 악장이거나 최소한 3악장으로 구성되는게 일반적이다.
인생도 유년시절과 학습시절 그리고 일하는 시간과 은퇴기간으로 나누면 교향곡과 같이 4개 악장으로 구분될 수 있다. 교향곡은 1악장에 소나타형식의 빠른 악장이 나오고, 2악장에서는 노래의 구성과 비슷한 형식인 리트 형식의 느린 악장이 나온다. 3악장에서는 스케르초가 일반적으로 오게 되었다. 스케르초는 템포가 빠른 3박자, 격렬한 리듬, 그리고 기분의 급격한 변화 등이 그 특징이다. 그리고 마지막 악장은 론도나 소나타 형식의 매우 빠른 악장으로 화려한 피날레로 곡을 마무리하게 된다.
인생의 1악장도 유년의 분주함이 2악장은 학습의 지루함이 3악장은 인생의 화려함이 가득 묻어 나는 격정적인 시기로 4악장은 멋진 파이널이 될 수 있는 시기로 정의 될 수 있다.
교향곡의 4악장을 빈서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무엇에게도 영향을 받지 않고 무엇으로도 채울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악장이라는 의미이다. 우리의 은퇴생활도 우리가 의도하는 방식대로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빈서판이 될 수 있다.
교향곡에서 일반적으로 4악장에는 승리와 기쁨을 나타내고 3악장을 압도하며 때로는 명상에 잠기게도 하고 굽이굽이 굽이쳐 흐르기도 하며 그것은 마치 추가적인 여분의 의미를 주기도 한다. 대부분의 작곡가들이 에너지를 4악장에 집중한다. 에너지가 4악장에 집중되는 것은 교향곡전체의 승패가 결정되는 중요한 장이 4악장이기 때문이다.
우리인생의 4악장도 3악장을 지배하며 새로운 멋진 파이널로 만들 수도 있고 아니면 3악장보다 못한 쓸쓸함으로 끝내기도 한다.
교향곡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작곡가중의 한명이 베토벤이다. 베토벤은 9개의 교향곡을 작곡했다. 베토벤 교향곡 중 가장 큰 변화가 시작된 3번 교향곡 영웅의 4악장은 8개의 변주로 이루어진 웅대하고 호쾌한 악장으로 이것은 <영웅>이란 이름에 어울릴 만큼 힘차고 늠름하다.
3번 교향곡 이후에도 9번 교향곡까지 정말 훌륭한 교향곡들을 만들어 내었다.
그중 9번 교향곡은 4악장에 합창곡이 들어있어 더 유명하다. 쉴러의 시 환희의 송가를 노랫말로 하여 만들어진 합창곡이 포함된 9번 교향곡은 연말 연시 가장 많이 연주되는 교향곡 중의 하나이다.
베토벤의 교향곡이 특별하고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4악장의 특별함이라고 할 수도 있다. 반면 4악장을 달리 우울하고 지루하게 만든 작곡가도 있다.
발레곡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공주, 호두까기 인형을 작곡한 차이코프스키도 6편의 교향곡을 작곡하였다. 그중 6번째인 비창교향곡은 1번부터 5번까지의 교향곡들이 저마다 차이는 있지만 모두 고전적인 '해피 엔딩' 으로 끝난 반면, 이 곡은 3악장을 제외하면 곡 전반에 걸쳐 우울함이나 공포, 절망, 패배감 등 상당히 염세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고 4악장을 가장 비통한 느낌의 아다지오로 마무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목인 '비창' 의 성립에 대한 논쟁에도 불구하고 이 곡이 그 동안 작곡된 교향곡들 중 가장 우울하고 처절한 느낌의 곡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1893년 10월 28일에 5번과 마찬가지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차이콥스키 자신의 지휘로 처음 연주되었는데, 청중과 비평가들 모두 곡의 어둡고 처절한 분위기 때문에 평가가 상당히 엇갈렸다. 하지만 차이콥스키 자신은 만족한 듯 했는데, 초연 후 불과 9일 만에 콜레라로 사망하면서 의도했던 아니건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장속곡이 되어 버렸다.
노후에도 일을 구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의자에 푹 파묻혀 의욕없이 아무일이나 시키는 대로 다하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자세를 바로하고 상체를 내밀며 진지하게 자신의 능력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두 사람의 차이는 바로 에너지의 차이이다. 노후에도 얼마든지 에너지를 찾을 수 있다. 우리가 젊었을 때는 우리 몸 어디에서도 강렬한 에너지가 존재한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흔히 하는 말씀 중에 “좋을 때다 내가 니나이면 무엇을 못하겠니?” 그러나 우리가 그 나이가 되어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안된다. 우리도 젊은 이들에게 이런 말을 하지만 우리보다 노인들은 우리를 향해 이런 말을 한다. 결국 지금 이 나이가 가장 젊은 나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한다.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에너지는 육체적인 에너지도 있고 정신적인 에너지도 있다.
그 중 육체적인 에너지는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적으로 몸무게를 줄이고 운동을 하고 마라톤을 한다고 해도 예전 같이 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우리의 내부로부터 만들어 지는 정신적인 에너지는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증대 될 수 있다. 이때의 에너지는 우리의 근육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우리 삶에서 만들어진 자신의 존재의미와 마지막 4악장의 활동들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나이를 먹고도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는 “아직까지 그런 열정을 가지고 있다니 정말 놀라운 일인걸” 이라는 말이다. 4악장을 우울하고 누군가의 눈치나 보면 세상 탓을 하며 돛대 잃은 난파선처럼 표류하는 장면으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넓은 세상의 전쟁터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능력자로서의 늠름함을 유지하며 자신의 위치를 지키는 모습으로 만들지를 결정해야한다.
67세의 나이에 수채화가로 데뷔해서 92세까지 그림을 그린 박정희 할머니
92세에 시를 쓰기 시작해서 98세에 시집을 낸 시바타 도요할머니
남편퇴직 후 평소 취미였던 조경으로 딸과 함께 화원을 운영하고 있는 지산원주인 조원희씨
퇴직후 10년간 한학에 빠져 사서삼경과 서예를 배워 전시를 하고 있으면서 조만간 서당을 준비하고 있는 김의겸씨
퇴직 후 주택관리사자격을 취득하여 아파트 관리소장을 하고 있는 강성용씨
탑골공원과 종묘공원에 앉아 하루의 소일거리를 찾지 못해 시간을 죽이고 있는 많은 노인들과 앞에 예시한 이들의 4악장의 모습은 분명히 다르다.
4악장의 기간을 눈치보며 걱정하면서 살 것인지? 아니면 하는 일에 빠져서 하루하루의 시간이 짧다고 느끼며 살 것인지?
비창일까? 영웅일까? 나의 4악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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